자작글1

#늦은 밤 낙서

해량 2020. 2. 23. 15:10

 

늦은 밤 낙서

 

바람도 쉬어가는 작은 도시에 어둠이 내린다.

찬란한 네온들은 작은 점이 되어

어두워져 가는 도시의 도화지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지폐의 쾌쾌한 냄새를

세상에서 가장 향기롭다 여기는 늙은 주모가

그들을 유혹하는 시간이다

 

그들은 가버린 하루의 일들을 차다찬 술잔에 부어

마음이 시리도록 펴 부어도

가슴은 채워지지 않는다.

 

사람들의 삶은 고독하고 슬프다

기쁨이 넘치면 그래서 슬프고 괴로울 땐

그 괴로움을 달래려 슬프고

그런 것들을 한잔의 술잔에 섞어 마셔 버리기에는

아픔이 그렇게 가볍지 않은 것이 삶인지 모른다.

 

낭만과 고독은 언제나 마음속에서 같이 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이 있어

그 선을 뛰어넘지 못하고

 

그래서 일까

그들은 어둡고 이 음흉한 미친 도시에서

또 다른 하루가 시작 되고 있는 시간에도

아무런 희망이 없는 유랑자가 되어 차디찬 술잔 속에

사연만이 가득하다.

 

해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