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허주
어제처럼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는 신음 하고 있다
그 속에서 세상의 모든 짊을 지고 사는 것처럼 그들은
도시의 어느 주막 구석에 모여 앉자 보이지 않는
미래를 논하면서 쓰디쓴 술잔을 들고 건배를 외친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건배 하는 것인지 조차
모르면서 그저 술잔을 비우기 위해서 건배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고독이라는 짊을 지고 살아간다.
나는 행복하다 하는 사람이 더 고독하고 외로운 사람이다
한 잔의 술에 울고 한 잔의 술에 웃는 그들은 차라리
인간의 삶보다 한포기 초라한 풀포기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의 술잔은 늘 채워도 부족하다.
찬비를 맞고 서 있는 나무들 보다 그들은
더 추위를 느끼면서 두 어깨를 움 추려도 그렇고
그들의 술잔에 술이 더 채워질수록 고뇌는 더 채워지는
순간들의 연속이다.
그들의 개똥철학이 깊은 수렁으로 빠질 무렵이면
새벽이 열린다.
그들에게는 달이 없어도 좋다.
별 그 따위가 하늘에 떠 있는지 땅위에서 자라는지
관심이 없다
한 잔의 술 잔 속에 담겨져 있는 가장 깨끗하고
가장 더러운 사연들만 있으면 새벽이 온다 하여도
미친 도시와 같이 할 수 있다면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신선한
존재라 여긴다. 그것이 그들의 관심사다.
삶 .인간사.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인가 갈망 하면서 사는 것이 아닐까
그들의 삶이 그들을 속이지는 않지만
그들이 속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청춘이라는 술을 마시면서 오늘은 있어도 내일은
그들에게는 없어 리라 생각 하면서 현실에 만족 하는 것이다
아니 현실에 충실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두운 도시 그 속에서 차디찬 술잔에 청춘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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