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허주
날씨가 제법 겨울 같다
온도계의 눈금이 영화3도에 머물러 있다
달력의 막바지에 걸터앉자 있는 올해 참 바쁘게도 달려 왔는데
간이역을 지나 지금은 종착역에서 서행을 하고 있다.
인생이 여행 인 것을 우리는 안다 일 년 이라는 세월동안
편안한 여정 이였는지 아니면 무엇인가 남기고 잃어버린
여정 이였는지 묻고 싶다
사람들은 늘 그렇다 얻은 것은 감추고 잃어버린 것은
아깝다고 동네방네 떠들며 다닌다.
이왕 버린 것과 잃어버린 것은 지나간 세월과 함께
묻어 버리기로 하면 어떨까
어제는 운동을 좀 심하게 한 탓인지 온 몸이 쑤시고 몸살기가
있어서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새벽녘에 잠시 눈을
붙이고 늦은 출근을 하는데 영산대 가는 길 도로에
로드 킬을 당한 족제비를 까마귀가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다가
차가 지나가니 후다닥 날아가는 것을 보고 족제비의 모습에서
어쩌면 인생사와 같다는 것을 느끼니 허무했다
옛 말 에 정승집개가 죽으면 문전성시를 이루고 정승이 죽으면
개한마리 안 온다는 말이 있다
우리도 그렇다 죽고 나면 누가 조문을 오는지 누가 슬피 우는지
알 리가 있겠는가. 죽은 놈만 서럽지
그러니까 살아 있을 때 자주 만나고 서로서로 위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되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2017년 마지막 목요일이다
마지막이라는 말을 할 때 마다 마지막 뒤에는 처음이 있으니 좋다
시간적이나 순서의 끝의 의미 마지막은 처음의 앞이다
그러고 보면 마지막과 처음은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이다
마지막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해야겠지.
나의 스승은 또 다른 나라고 하였다 나에게 스스로 배우는
하루 보내시길 바라면서 하루를 시작 해 본다.
2017년12월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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