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당신께

해량 2017. 1. 25. 08:28


    당신께/허주 어젯밤에는 감기기운이 있어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문득 당신이 그리워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애써 기억 하려 했지만 세월이 많이 흐른 탓인지 모습은 희미하였지만 그래도 당신으로 향한 그리움이 더하여 당신의 모습을 떠 올리기에는 충분 하였습니다 기온이 영화5도로 떨어졌습니다. 당신이 계시는 그곳은 지금 어떻습니까? 오래 만에 당신과 같이 했던 그 때의 겨울 날씨입니다. 바깥 기온과의 차이로 유리창이 촉촉이 졌어 언젠가 나로 인하여 흐느끼던 당신의 슬픈 눈물처럼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해가 바뀐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야 그립다는 명분으로 당신께 소식을 전하는 나 자신에게 책임을 묻습니다. 왜 이제야 펜을 들었냐고 하지만 용서 하여 주시와요. 변명 같지만 말 못할 나만의 사정이 있었습니다. 지금 슬픈 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당신과 어느 낯선 카페에서 들었던 그 음악입니다 긴 머리 스타일로 노래하던 외국 어느 여인의 노래입니다.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당신이 콧노래로 흥얼거리는 그 아름다운 노래가 들리는 것 같아 당신이 더욱 그립습니다. 지금은 고요한 아침입니다. 오늘은 이 편지를 당신께 띄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그동안 수많은 편지를 썼지만 용기가 없어 하나도 붙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오늘은 붙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이 너무 그립기 때문입니다 며칠이 지나면 설입니다. 언젠가 당신과 오래된 극장에서 놓으면 죽을 것 같이 두 손을 꼭 잡고 영화를 보았던 추억 속의 그 극장에 가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신과 따뜻한 커피를 마시던 어느 카페와 둘이서 거닐던 그 골목길을 찾아 가 보려 합니다. 그 곳이 아직 그대로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리고 당신도 그곳에 그대로 계시다면....... 낯선 우체국에서 당신께 이 편지를 붙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