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1

저녁 낙서

해량 2016. 11. 18. 17:46





      저녁 낙서/허주 오래만이다 서산한 바람이 불더니 한줄기 비가 내렸다. 가을비라고 해야 할지 겨울비라고 해야 할지 애매묘한 시점에 내리는 비는 그래도 서글픈 사람들의 미음을 씻어주는 것 같아서 고맙다 비를 뿌리고 산허리를 돌아가는 구름을 보니 그 구름이 측은해 보였다 마치 지금의 어느 나라에 사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나의 눈에만 아니라 누구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앙상한 가지에 몇 잎 붙어 있는 이파리 들이 차가운 비를 맞고서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 화려했던 가을날의 아름다움은 보이지 않았고 계절이 바뀌는 시간이 원망 서러움에 매친 빗물이 눈물 되어 흘러내렸다. 어둠이 밀려 와 지금은 도시를 삼켜 버렸다. 줄을 선 가로등에 불빛이 보이고 지친 주인을 싣고 차들은 미친 듯이 달려간다. 하루를 보내고 그들이 가는 보금자리는 따스할까 그래도 하루를 열심히 살아준 그들에게 갈채를 보낸다.




      열 자식이 한 부모 모시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부모는 열 자식을 키워내었다.

      그 때는 기적이 존재 했던 시대였을지 모른다.

      그것이 기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