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1 그대는 누구인가 해량 2016. 8. 25. 23:09 그대는 누구인가/허주 나의 피가 그렇게 맛이 있었는지 밤새 내 다리를 회를 쳐났네.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져 버린다고 하더니 아직까지 멀쩡하게 피를 쭉쭉 빨고 있는 그대여 그대도 이제는 세상살이에 면역이 생겨서 인가 어찌 그리 독하다 말인가. 처서 장군 정도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좋아 그런 용기가 가상해서 오늘 밤도 그대에게 남은 다리 한 짝 내어주마 하지만 그대가 살면 얼마나 살겠는가. 머지않아 찬 서리 내리면 핏 똥 싸고 죽어갈 그대의 생이 그늘 조금 남은 여름밤의 축제를 걸쭉한 핏 잔으로 건배를 하려무나. 언젠가 네가 하수구에서 장구로 살 때 너를 노리는 그들로부터 구해 준 나를 기억 한다면 오늘은 조금만 나의 피로 취하려 무나 나도 요즘은 먹는 것이 별로라 너에게 나누어 줄 피가 모자라니 알아서 하려무나. 예전 이만 때면 깊어가는 밤 외로워 창을 열면 귀뚜리라는 놈이 울어대었는데 어찌하여 올해는 처서가 지나도록 그놈은 온데간데없고 네들이 창을 타고 쳐들어와 나를 이렇게 괴롭히나 이 말씀이니 이 도사님 이제는 제발 내버려 두오. 삽입곡 01. Mariage D'amour 02. Lento con gran espressione, Op.post 03. Waltz No. 10 in B minor 저작자표시 동일조건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