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하소연 해량 2016. 8. 6. 14:35 하소연/허주 사람들이 찾지 않아서 외롭다고 하였는지 어찌하여 그녀는 자연과 대화를 할 줄 모르는지 나의 눈에는 지천에 벗들이 있었는데 동백은 도도한 어느 규수 댁과 같았고 감나무는 인정 많은 키다리 아저씨 같았고 깻잎들은 개구쟁이 아이들 같았고 고추나무는 잔소리 많은 옆집 아저씨 같았는데 밤나무는 심술 많은 놀부 같았지만 까치집을 내어 주었고 호박꽃은 깔깔 그리며 웃고 있었는데 왜 그녀는 그 많은 벗을 두고도 외롭다 하였을까 그래놓고도 내가 농담을 하니 농담을 하지 마라 하네. 나무들이 듣고 물속에 고기들이 듣고 개구리가 듣고 멍청한 새들이 듣는다 하네. 그런데 그런 소리 하는 그녀는 외롭다 하소연 하였을까. 벗들이 많으면 무엇 하리. 마음이 통해야 벗이지 아마도 그녀는 마음이 통하는 벗이 나뿐인가 생각하니 그녀의 그리움과 외로움을 내 가슴에 묻고 많은 벗들과 그녀를 그 곳에 두고 왔네. 저작자표시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