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1 나의 벗들은... 해량 2016. 7. 22. 22:25 나의 벗들은.... /허주 아홉시 십 분 현란한 네온을 밝히고 있는 마을 어귀 마트에는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파라솔 의자에 기대앉은 그들의 모습에서 고달픈 하루를 보낸 흔적들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였다. 나도 그곳에 잠시 머물렀다. 그들이 하루 동안에 쌓은 무용담들이 나의 귀를 즐겁게 해 주었기에 그곳을 쉽게 벗어날 수가 없었다. 그들의 옆에는 이미 사연 많은 술병들이 바람에 뒹굴고 있었다. 늦은 오후에까지 느티나무 숲에서 목이 터져라 울어대던 매미들도 지친 몸을 나뭇잎 이블 삼아 잠이 들어 버렸는지 그 숲에는 적막만 흐르고 있다. 여름에 듣는 매미소리는 어느 유명한 오케스트라 연주보다 더 아름답게 들린다. 때로는 밤잠 설치는 누군가에게는 소음 일지 모르지만 한여름 밤 그 소리는 나의 귀에는 너무나 아름답게 들린다는 것은 아마 매미들이 전생에 나의 연인 이였는지 모를 일이다 한 여름 밤 매미소리 보다 더 아름다운 소리는 아마 깊어가는 가을밤에 가랑잎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와 앙상블을 이루는 귀뚜라미 소리일거다 여름이 아직 인데 벌써 귀뚜라미가 그립다 사람은 원래 하나를 가지면 또 다른 것에 간심이 있기 마른이다 벌써 가을을 기다리는 나의 마음이 그렇다 아직 여름에 충실해야 하거늘 가을 밤 귀뚜라미를 그리워 하니 말이다. 어제보다 달이 더 커졌다. 며칠이 지나면 보름달이 휘영청 떠서 세상을 밝혀 줄 것이다 어느 가을밤에 은은히 흐르는 달빛에 빛나는 하얀 박을 보았다 어릴 적 초가집 지붕 위에 뒹굴고 있었던 그 박과 같았다 잠시 어린 소년이 되어 추억에 잠겼었는데 낮에 우연히 만난 박을 제법 애기 머리만 하게 달려 있었다. 밤이 더 깊어 가는데 아직까지 초저녁에 만났던 그들은 파라솔 밑 의자에 기대어 있을까 나 역시 밤이 깊어 가니 외로움이란 존재가 나를 사로잡아 어디론가 이끌고 가는데 그들인들 이 밤이 외롭지 않을까 차라리 한 잔의 술잔을 기울이며 아무 뜻 없는 개똥철학을 논하는 것이 좋을 지도 모르지 인간의 삶이 그리 호락호락 한 것이 아니기에 고독하고 그래서 그들은 고독을 이기려 하는 것 아닐까 밤이 더 깊어만 간다. 창문을 열고 밖을 보아도 우중충한 빌딩과 불빛만 보인다. 너무 서글프다 저런 것들만 보면서 이 아름다운 밤을 보내야 하는 것이 별빛이 보인다 해도 그 빛은 희미하고 달은 구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런 느낌이 들 때마다 언젠가 살았던 그 시골 마을의 달빛 별빛이 더 그리워진다. 그 곳에 지금은 개똥벌레들이 춤을 추고 이름 모를 벌레들이 밤의 적막을 깨고 있으리라 상상하니 그 곳이 더욱 이 밤 그리운 것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함이 너무나 안타깝다 언제 다시 그곳에 갈 수 있을까 현실 도피를 하고 싶다 그 곳에 두고 온 나의 밤 벗들을 만나러 가고 싶다. 그 때 밤마다 울어 지치던 감나무 밑 풀벌레들은 아직 그곳에 있을까. 삽입곡 ♬ The Future is Beautiful ( 미래는 아름다워 ) / Daniel Kobialka 저작자표시 동일조건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