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1

바람난 목포 댁

해량 2016. 6. 3. 11:08





    바람난 목포 댁/허주 목포 댁은 남편이 살아 있을 때에는 언제나 생선 비린내가 나는 가오리무침 식당을 운영하였다 제법 장사 수안도 좋고 가오리무침이 맛이 있어서 손님들이 끈이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노인 고객들이 많았다 노인들의 찐한 농담을 다 받아 주고 하니 그랬을까 싶다 젊은 사람들이 듣기에는 너무 찐한 농담을 서슴없이 특유의 위트로 받아 넘기고 하는 모습이 어떨 때에는 안쓰럽기 까지 하였다. 홀로된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하지만 목포 댁은 혼자가 된다는 것을 기다리고 기다린 것 같다 목포 댁 남편이 기나긴 간 암 투명을 하다가 세상을 뜬 것이다 어느 날 식당에 가오리무침에 막걸리나 한 잔 하려고 갔더니 신랑이 죽었다고 넋두리 인지 아니면 어떤 마음으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남편의 죽음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하였다 제법 묘비를 돈을 많이 들여 좋은 것 세워 주었다고 자랑 반 하소연 반 했다 난 속으로 살아 있을 때 잘 하지 죽고 난 다음에 묘비 비싼 것 세워 주면 무엇 하리오 하면서 들어 주어야 만 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 하는 목포 댁 얼굴에는 슬픔보다 기쁨이 넘쳐 보였다. 이제는 자유의 몸이 되었으니 죽은 신랑이 단속 할 일이 없고 다 큰 자식들이 간섭 할 일이 없으니 말 그대로 자유 부인이 된 것이다. 음식도 남편이 살아 있을 때 맛하고는 틀렸다 맛이 없어지기 시작 하였다 드디어 목포 댁이 바람이 났다 며칠 전 다방을 하는 친구가 왔다 갔다 하더니 전에는 밤늦게 까지 장사를 했는데 요즘은 저녁때만 넘기면 문을 닫고 다방에 가는 모양새다 그곳에 가면 할 일 없는 백수 노인들이 죽치고 있으니 장사 할 생각은 안 하고 노인들과 콜라텍에 가는 모양새다. 얼굴에 화장도 더 찐해지고 입술은 쥐 잡아 먹은 것처럼 빨간 립스틱을 떡칠을 하고 여자가 바람이 나면 입술 색깔부터 달라진다 하더니 그 말이 정답인 것 같다 드디어 목포 댁이 식당 문을 닫았다. 바람 참 무서운 것인가 보다 늦게 배운 도독 질 밤 세는 줄 모른다. 하더니 늦바람이 정말 무섭다 남편 세상을 떠나고 일 년 만에 식당을 말아 먹은 것이다 나도 목포 댁 장사해서 돈 버는데 일조를 하였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안 갈 것을 조금 후회가 된다. 기생 오래비 같은 영감들 하고 어울러 다니더니 아마도 사기를 당한 것이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사람은 변하면 죽는 법이다 신랑 죽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춤바람이 나서 식당 말아먹고 세상만사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순진하고 장사 밖에 모르던 목포 댁이 그렇게 바람이 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무엇 보다 맛있는 먹거리 집이 없어져서 좀 서운 하다 빨리 목 댁이 정신을 차려서 원 위치로 돌아오면 좋겠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 말했던가. 목포 댁 춤 사랑 영감사랑이 끝나는 그날을 단골 들이 기다리고 있다 중요 한 것은 가오리무침을 맛있게 하는 집이 우리 동네에는 없다는 것 또한 슬픈 일이다. 막걸리 안주 에는 가오리무침이 제일이다 미나리 오이 양파 넣어서 새콤 달콤 무친 목포 댁 솜씨가 그립다 목포 댁이여 빨리 돌아오소서. 냄새나는 영감들 품에서 벗어나소서. 다 무질 없는 짓이요 그 영감들도 언젠가는 목포 댁 돈 다 빨아 먹으면 떠날 사람들이요 남자는 춤에 미치고 여자는 남자 품에 미친다 하더니 정말 춤바람이 무섭긴 무서운가 보다. 목포 댁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 궁금한 하루 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