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립니다/허주
어린 상추 잎이 내리는 빗줄기에 만신창이(滿身瘡痍) 되어 버렸습니다.
어제 텃밭에 쪼그리고 앉아서 제법 상추의 형태를 갖춘 것을 보고
칭찬을 해 주었는데 세찬 빗줄기를 뚜더러 맞고 아프다 아우성을
치는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니 마음이 몹시 쓰립니다.
산고가 있어야 탄생이 있는 것이니 이정도 고통은 상추 잎이
이겨 낼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어제 비닐하우스가 설치되어 있는 곳에 우연히 갔는데 송화 가루가
노랗게 쌓여 있었습니다. 호홉기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꽃가루 개인적으로 싫어합니다. 아르레기 비염 비슷한 것이 있으니
늦은 봄 이맘때에는 콧물을 달고 삽니다.
오늘 이렇게 비가 내리니 꽃가루들을 깨끗이 씻어 줄 것 같습니다.
곡우가 지났으니 모내기 준비를 하는 농부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마침 비가 많이 내려 모내기 하는 논물에는 걱정을 들 수 있을 것 같아
농부들의 고민을 한시름 놓게 해 주네요
자연이라는 것은 정말 위대 한 것 같습니다 때를 맞추어 비를 내려주고
꽃을 피게 하여 사람들의 가슴에 정서(情緖)를 심어 주고
모든 생명체 들이 자연의 일부분이라 하지만 사람들은
자연과는 어울리지 않는 존재 인 것 같은 생각 이 듭니다.
자연을 훼손 하는 것 모두 사람들이 하는 것이니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 사람들이 살지 않았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 되어 있을까요
사람들이 산다 하여도 차라리 진화 되지 않고 원시적 그대로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그런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헛웃음 지어 봅니다.
비가 더욱 세차게 내립니다.
어린 상추 잎이 더욱 아플 것 갔습니다.
멀리 보이는 천성 산 에는 구름이 넘어 가지 못하고 춤을 추고 있습니다.
벌써 정오가 되어 갑니다. 시간은 빗줄기를 타고 정말 빨리도 갑니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있는데 시간은 빗줄기와 같습니다.
점심 식사가 배달되었습니다. 역시 우리민족은 배달의 민족입니다
이 빗속을 뚫고 배달을 왔습니다. 식당 아저씨 배달의 민족 족장으로
임명 합니다 무슨 반찬인지 보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