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2

빗소리와 함께

해량 2016. 3. 4. 11:15

    빗소리와 함께/허주 작년에 베어서 마당 한 캔에 방치 해 놓은 도라지 꽃대위에 봄비가 수북이 내리고 있습니다. 눈이 수북이 쌓인다가 아니라 이제는 봄비가 수북이 내린다는 표현을 하니 그렇습니다. 만 그래도 난 수북이 비가 쌓인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오늘 내리는 봄비는 너무 수북이 포근하기 때문입니다 도라지는 하얀 꽃 보라 꽃 피어서 작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내 눈을 즐겁게 해 주었는데 오늘은 초라한 모습으로 저렇게 비를 맞고 누워 있으니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지난 가을에 분 바람처럼 쓸쓸합니다. 아직 그 때의 추억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접시 꽃 잎들이 파랗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접시 꽃 역시 봄부터 여름 까지 피어서 접시 꽃 당신을 항상 생각하게 하여 주었는데 올 해도 벌써 나에게 우리들 에게 기쁨을 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접시꽃이 정말로 고맙기도 하지요 빨리 꽃을 보면 좋겠습니다. 어제 저녁에 문득 생각이 난 것은 잔대 모종을 좀 사서 산에다 심을까 싶어 검색을 하였더니 강원도 어느 부지런한 농부가 만들어 놓은 카페에서 작은 모종 200개에 300원씩 주고 60,000만원 결재를 했습니다. 내일 쯤 도착 한다니 심어서 잘 자라면 약효를 보아야 되겠습니다. 마침 잔대 모종을 산 것을 알았는지 비님도 이렇게 내려 주니 한청 고맙기도 합니다. 어제도 날씨가 오늘 만큼이나 포근하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산책을 하다가 까치 때를 만났는데 열심히 나뭇가지를 물어다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곤 이런 문구를 떠올렸습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제비는 제비집을 짓고, 까치는 까치집을 짓습니다. 본능적으로 제비는 진흙을 발라 전형적인 제비집을 만들고까치는 나뭇가지들 물어다 까치만의 집을 짓습니다. 알 수 없는 삼라만상의 신비함이라니 어느새 까치들이 집을 완성 해 가고 있습니다. 까치가 최고의 건축가입니다. 한 때 유행했던 말 중에 제비 몰려 나간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예전에는 이맘때면 제비들이 강남에서 날아와 초가 처마 끝에 흙을 열심히 물어다 철 웅성 보다 캐슬(castle) 보다 더 튼튼한 집을 짓고 알을 품어 봄내 짹짹 그리는 제비 소리를 듣고 살았는데 요새는 제비들이 어디로 다 가버리고 오지 않는 것인지 안타까운 이 마음만 녹고 녹는다. 이런 노래 가사가 실감이 납니다. 비가 내립니다. 하루 종일 내릴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유별히 생각에 잠기기 마른입니다 지금 흐르고 있는 뉴에이지 감미로운 음악이 가슴에 파고듭니다.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너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풀들이 앞 다투어 돋아 나오겠지요. 빗소리가 절말 정겹게 들립니다. 빗소리와 함께라면 잠이 절로 올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비도 그치고 나면 추억속의 비로 만 남겠지요. 우리들도 내일은 이 빗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추억의 한 페이지에 적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비 내립니다 봄비가 내립니다.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 왔네. 이 은하의 노래가 들리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