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1 꽃샘바람 해량 2016. 2. 29. 14:11 꽃샘추위/허주 계절이 한 번 바뀐다는 것이 정말 인고의 세월을 이겨 내어야만 하는 것인지 세찬 바람이 전깃줄을 흔들어 음흉한 소리를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며칠 전만 해도 활짝 핀 매화를 보고 겨울옷을 장롱 속 깊숙이 밀어 넣고 봄옷을 옷걸이에 가지런히 걸어 놓고 따스한 봄맞이 준비를 하였는데 이렇게 바람이 나를 우습게 만들어 버리는지 모르겠다. 바람인들 불고 싶어서 불겠는가. 자연의 순리에 복종하고 있을 뿐 아니겠는가 꽃샘추위라는 말이 참 아름답게 들리는데 이렇게 차가운 것인지 대문을 뒤 흔들어 대는 바람 소리가 마치 힘차게 달리는 기관차 소리 보다 더 크게 들린다. 창문 틈으로 새어 나오는 바람은 버들피리 소리를 내면서 쏜살같이 달려 와 부딪친다. 며칠 전 수북이 화분에 국화 새싹이 올라 와 있는 것을 보고 식물들의 생명력은 참 위대하다고 생각 했는데 오늘 시들어 있는 것을 보고 새삼 겨울의 대단한 위력을 느꼈다. 며칠이 지나면 국화잎들이 살아 날 것 같다. 저작자표시 동일조건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