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1

그곳에 가고싶다

해량 2016. 2. 3. 22:14
    그곳에 가고 싶다/허주 어제 밤에는 비가 촉촉이 내렸다. 3개월 전만 하더라도 아늑한 산속 초가에서 홀로 살았다 비 오면 비와 바람 불면 바람과 벗이 이었다 어제 밤처럼 그렇게 비가 내리면 빗소리 벗 삼고 빗소리에 장단 맞추어 우는 개구리들이 내 친구 이었는데. 간혹 맹꽁이가 맹꽁맹꽁 울어 될 때는 신기해서 귀를 기울이고 했다 어느 밤에는 솥 뚜껑만한 두꺼비가 집 안으로 기어들어 왔다 그 모습을 본 울 집 바둑이가 짖어 되었다 두꺼비가 집에 들어오면 재수가 있다 하여 먹을 것을 좀 주어서 처마 밑에 자리를 내어 주었더니 비가 그칠 때 까지 그곳에 앉아 있었다. 아침이면 까치와 까마귀 들이 마당을 가득 채우고 참새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전깃줄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좋은 아지트를 빼앗기고 투쟁 중이다 이놈의 아파트는 비가 오는지 바람이 부는지 새가 우는지 도대체 문 하나만 걸어 장거면 모른다. 베란다 창으로 보이는 세상은 너무 좁게 보이고 보이는 것이 한계가 있다 아~슬퍼다 빨리 떠나고 싶다 3개월 전 나의 아지트 나의 벗을 찾아서 오후에는 다들 잘 지내고 있는지 둘려 보아야 되겠다. 특히 언젠가 내 귓전에 속삭이던 바람 언젠가 나의 머리위에서 춤추던 구름 언젠가 마당에 놀던 까치 비 오는 날 기어 들어 왔던 두꺼비 언제 그곳에 갈수 있을까 밤이면 개똥벌레가 나의 작은 창을 노크 하던 그곳 그립다 정말 다시 가고 싶다 그곳에 가기 위해서 오늘도 투쟁 중이다 삶이란!! 내가 만들어 가는 하나의 작품이다 현실이 삶이다 그런데 나의 현실은 너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