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1 주말 오전 해량 2015. 10. 17. 11:49 주말 오전/허주 어제 등산을 갔다가. 불이문 이란 각판이 붙은 절도 아닌 이상한 암자 같은데 들렸다 아무도 없는 암자는 마치 적막이 흐르다 멈 쳐 버린 듯 고요 했다 작은 연못 주위에 가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나를 반겨 주었다 물속에서 고요히 헤엄을 치며 가을볕을 즐기던 개구리들도 나를 반기며 울어 대었다. 작은 연못 옆에 며칠 전 제법 많이 분 바람에 감나무가 뿌려져 축 처져 있었다. 조금 있으니 암자 주인 인 듯한 중년 여인이 나타났다 처사님 저 감나무에 달려 있는 감 먹을 사람도 없으니 따가서 도가니에 넣어 두면 홍시가 된다 하면서 따 가라했다 30개 정도 얻어 와서 아침에 도가니에 넣어 두었다 이제는 홍시 될 날만 기다리면 된다. 그 여인이 고맙다. 암자에서 내려오는 길에 소나무 썩은 괴목을 하나 주어다가 차에 싣고 와 오전 내 그 놈을 작품 만들어 보겠다고 씻고 딱 고 하였더니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다 그래도 대충 다듬어 놓았는데도 제법 멋있어 보인다. 나무는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 하였다 썩은 소나무 뿌리에 천년의 생명을 주었다 주말 오전이 다 지나가는 시간이다 벌써부터 벼 수확을 하는 콤바인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어김없이 올해도 풍년이다 풍년이라 하여도 농부들은 별도 기쁘지 않을 것이다 쌀이 남아도는 세상이니 쌀 팔아서 돈 버는 시대가 아니니 말이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렇게 되었는지 그래도 외국 쌀 보다는 우리나라 농부들이 농사지은 쌀이 맛이 더 좋다 온 세상이 축제로 들썩이는 가을이다 운동회 이름만 부치면 축제가 되는 행사들이 곳곳에 열리고 있다 초청을 받았는데 나는 가지 않았다 그런 곳에 가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이 주체 측의 형식적인 것 밖에 보이지 않고 남아도는 음식들 기록만 남기려 사진만 찍는 주체 측 난 그런 것이 너무 싫어서 안 간다. 그런 곳에서 낭비되는 돈으로 불우 이웃돕기 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있고 이웃은 없는 세상 보다 이웃도 있고 우리도 있는 세상이면 정말 좋겠다. J'ai peur 사랑의두려움 - Paul Mauriat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