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해량 2015. 4. 18. 12:39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뜰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하루 하늘을 우러르고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르는 부끄럼 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 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하게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