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2

가을 속으로

해량 2014. 9. 16. 10:27
    가을 속으로/허주 아침엔 긴소매 옷을 입고 외투를 걸쳤다 기온이 떨어져 제법 쌀쌀하다 이제는 가을이 완전히 세상을 지배 한 듯하다 하루하루 변해가는 계절 속에서 모든 것들이 같이 변해 간다. 그 속에 사람들도 변해 가고 있다 사람이 변해 가고 있다는 것 곧 늙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제의 하늘과 오늘의 하늘은 또 다르다 그래서 인지 오늘 아침 바람 냄새에 더 짙은 가을 향기가 난다 가을 냄새보다 더 찐한 거름 냄새는 심어 놓은 배추들을 키우고 있다 출근길에 차창으로 보이는 길섶에 피어 있는 쑥부쟁이 꽃잎들이 싸늘하게 부는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왜 그런지 쓸쓸하게 보였다 마치 가을 남자처럼 길가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는 질서 정연하게 가냘픈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코스모스 꽃잎 속에서 놀고 있는 벌들은 즐거운 듯 보였다 어느새 커버린 이름 모를 풀들은 누런빛으로 변해가고 그 풀들을 타고 노는 방아 개비들이 그네를 타면서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천성산 허리를 감싸고 있던 운무도 막 솟아오른 햇빛에 흩어져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공간을 가을이 채워 져 있는 듯 보인다. 때 모르고 어느 구석에서 울고 있는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다. 깊어 가는 가을밤에 들어야 운치가 더 한데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 울음이 구슬프니 정녕 가을인가 보다
    Tears In Heaven/Jan S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