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2 가을날에 이런 일들이 해량 2014. 9. 12. 11:15 가을날에 이런 일들이/허주 이제는 가을이다 개울에 피어 있는 들국화들이 벌들을 부르고 있다 에메랄드빛 하늘은 뭉게구름 만들어 어디론가 실어 보낸다. 텃밭의 고추는 붉은 주머니를 달고서 가을볕을 째이고 임자 없는 무덤은 거친 풀들을 뒤집어쓰고서 신음 하고 있다 그런 날들의 연속이니 가을이다 어제는 가을비가 살며시 인사만 하고 갔다 바구니에 널어놓은 자연산 꽃송이버섯이 마르다 아침에 보니 물을 잔뜩 머금고 있다 작은 들판에는 나락들이 잔바람에 물결을 치고 있다. 그런 날들이기에 가을이다 화분에 심어놓은 도라지는 열매를 달고서 바람에 흔들리며 더 익어갈 가을을 기다리며 함박웃음을 짓는 듯하다 그 옆으로 국화는 여름내 커서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늦게 핀 백합은 씨주머니만 달고서 수줍은 듯 국화에 미소를 보낸다. 그런 날들이기에 가을이다 단풍나무 잎은 붉게 불타고 밤나무에는 밤송이가 빨갛게 입을 벌리고 도토리나무 밑에는 엄지손가락만한 도토리가 청설모 다람쥐 들을 모은다 심마니 아저씨는 긴머리를 날리면서 산속으로 사라진다 그런 날 지금은 가을이다. Barbara Streisand - Woman In Love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