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허주
매화가 한 해도
어김없이 삼월이면 피어나는
변함없음을 느끼며 배우려 해 보았는가.
꽃 이파리에 시리도록 눈이 쌓여도
아낌없이 꽃가지를 내어 주는 그런 희생을
배우려 하여 보았는가
눈꽃 되어 날려도 그냥 묵묵함을
지키며 웃음을 아끼지 않는 매화를 바라보며
웃으 본 적이 있는가.
매화는 떨어져 사라지며
나뭇가지에 무엇을 남겨 두었을까
생각하며 바라 본 적이 있는가.
겨울을 떠나 그 생명을 다한 하얀 눈을 대신하여
눈처럼 하얗게 피어 난 것을 아는가.
그래서 매화는 봄을 알리기 위해
아직은 겨울 인듯한데 외로이 홀로
피어 있는 것을 또한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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