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
개구리는 내 친구
해량
2020. 6. 14. 23:00
개구리는 나의 벗/허주
여름밤이면 개구리들이 그렇게 울어 대는지 정말 몰랐다
그래서 개구리들은 밤에는 항상 시끄럽게 울어 대는가보다 생각 했었다
그때는 책보다리 둘려 메고 학교 다녀오는 길에
논두렁 밭두렁 걷다가 개구리 보이면 잡아서
닭에게 선물도 하고 개울가에 불 피워놓고 친구들이랑
먹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세월을 벗 삼아 덫 없이 훠이 훠이 흘려 세상을
크게 한 바퀴 돌아오니 나는 어느새 그들과 벗이 되어 있다.
그때는 그들의 울음소리는 아무 의미 없는 소음 이었는데
이제는 그들의 울음이 어떤 음악회 아름다운 연주곡 보다 더 아름답게 들린다.
그때는 그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연주를 하는지 정말 몰랐었다
이제는 그놈들이 울어대지 않으면 궁금해서 창문을 몇 번이고 열어 본다.
그런 나의 마음에 대한 보답일까 오늘밤은 유난이도 이놈들이 울어 댄다
내가 벗이 되었음을 그들도 아는가 보다
오늘은 큰맘 먹고 멋진 음악도 신청하고 맘에 들면 팁도 좀 줘야 되겠다.
어쩌다 박자를 놓치는 놈도 있지만 그래도 내 귀를 열어 주자.
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