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바람처럼 그렇게
자작 시
대숲3/酒黨허주 좁은 길모퉁이를 지나 작은 도랑이 도란도란 흐르는 작은 마을 매화는 피어서 하얀 입김을 내 뿜고 분홍빛 진달래는 달래달래 웃으면서 멋없이 서서 지나가는 바람과 수다를 떨고 있다. 그 옆 대나무 숲은 적막만 흐른다. 피라미드처럼 웅장하게 근엄하게 서서 게으른 태양신을 밀어내고 있다 그늘을 만들어 어머니 품처럼 무엇인가를 안고 있다 겨우내 어디로 갔는지 무엇을 하였는지 존재감조차 없던 못생긴 풀들은 대숲 속에서 기죽어 자라고 진달래도 그 옆에서 피어 있다 숲속 대나무는 항상 푸른 절개 와 의리를 지키는 동화책 속 마음씨 고운 키다리 아저씨와 닮았다 그런 대나무 들이 수없이 모여서 서로서로 의지 하면서 살아가는 대숲은 언제 보아도 포근하다. 나는 오늘 대나무 숲에서 파르르 떨리는 댓잎과 지난 날 추억들을 이야기 하였다 추억은 살아서 대나무와 나를 흥분 시켰다 어느새 우리들은 동심으로 돌아가 있었다. 대숲 지금도 생각이 난다 초여름 죽순을 꺾어서 안고 내려오면 밥 짓던 어머니께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대숲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세월이 한참이나 지나 내일모레가 예순이다 나는 늙어도 대숲은 그대로 이다 대숲은 늙지 않는다. 단지 변할 뿐이다 나는 늙어 얼굴에 인생 계급장이 붙어 있는데.